조선왕조실록의 글귀 하나와 영화적 상상력의 결합

조선왕조실록 광해군 일기에 ‘숨겨야 되는 일들은 조보에 내지 마라.’ 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여기에 ‘15일 동안 또 다른 왕이 있었다?’ 라는 픽션을 결합해

<광해, 왕이 된 남자>가 만들어졌습니다.

광해군 때 실제로 15일의 기록이 없습니다.

그래서 상상력을 가미했더라도 정말 있었던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영화에 현실감이 생기게 됩니다.

이 영화는 대중들이 바라는 욕구와 소통한 부분이 있습니다.

힘을 가졌더라도 약한 사람들에게 베풀 줄 알며,

인본주의적인 마음과 자존감을 가진 리더를 찾으려는 욕구 말입니다.

왕이 된 하선은 진짜 왕의 권력은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 돌직구로 보여줍니다.

그 돌직구가 관객의 마음을 시원하게 뻥 뚫은 것이죠.

어느 누가 이런 하선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이병헌이란 배우는 도대체 어느 별에서 왔을까요?

<광해>의 단연 최고의 포인트는 바로 이병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눈빛 연기만으로도 이병헌은 큰 효과를 창출해 냅니다.

이병헌의 연기는 영화가 어떤 감정을 말하려는지 정확히 전달해줍니다.

1인 2역이지만, 관객은 진짜 왕과 광대 하선을 따로 놓고 봅니다.

그만큼 이병헌 연기가 가진 굉장한 힘을 입증하는 거겠죠.

또한 마지막 장면에 하선이 울면서 웃는 장면이 나옵니다.

처음엔 그냥 우는 씬만 찍다가 감독이 울면서 웃어보라고 어려운 제안을 했다고 해요.

그런데 이병헌은 정말 울면서 웃었다고 하네요.

그 마지막 장면을 확인하게 되면서 당신은 그냥 이렇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이병헌, 진짜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