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처음 시작부터 눈길을 끌게 합니다.
한 화면을 둘로 나누어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성장기를 보여줍니다.
이런 시작부터 우리는 알게 되죠
사람과 사람이 각자 전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고 우연히 만나서
사랑하고 이별하는 인연을 맺는 보편적인 사랑을 이 영화가 말하고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영화는 500일을 순차적으로 나열한 것이 아니고, 뒤죽박죽 섞어 놓았습니다.
마치 사랑을 하다 이별한 후 옛 연인과의 추억을 순간순간 떠올리듯이
기억의 파편들을 한군데로 뭉쳐놓듯 그렇게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썸머를 기억하는 탐의 뇌 속을 다녀 온 듯한 느낌도 좀 드네요.
썸머와 처음으로 같이 밤을 보내고 신난 탐의 기분을 뮤지컬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탐의 눈엔 세상이 온통 상큼한 파란색으로 보였나 봐요.
사람들의 옷도 날아오는 새도 다 파란색입니다.
보고 있는 사람들의 기분도 탐과 같이 파란색이 됩니다.
하지만 이별 후의 탐은 흑백의 애니메이션으로 그려집니다.
탐의 사랑에 파란색은 어디로 사라지고 잿빛이 남았을까요..
또 영화의 중반부에 기대와 현실 이 두 화면을 동시에 보여주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렇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독특한 구성에 또 한번 놀랐습니다.
실제로 상대방에게 거는 기대와 현실의 차이는 아주 크죠.
이 큰 차이를 극복해 나가는 것 또한 연인들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하구요.
그 얘기를 영화의 구성을 통해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야, 연기야?
우리는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 ‘조셉 고든 레빗’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썸머를 사랑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작은 눈빛에서도 사랑이 녹아있고 따뜻합니다.
실제 여자주인공을 사랑한 거 아닐까 라는 오해를 불러오기 충분한 조셉 고든 레빗의 연기!
궁금하지 않은가요?
사랑과 이별은 한패
“그녀의 미소를 사랑하고
그녀의 머리칼과 무릎도 사랑해
목에 있는 하트모양 점도 사랑하고
그녀의 웃음소리도 사랑하고
그녀가 잘 때의 모습도 사랑해.”
“삐뚤어진 치아도 싫고
60년대 헤어스타일도 싫고
우둘투둘한 무릎도 싫고
목에 있는 바퀴벌레 모양 반점도 싫어
그녀의 목소리도 웃음소리도 싫어.”
똑 같은 장면에 다른 말을 하는 탐.
